#경제/이슈

본격적인 미국 주택경기 상승이 시작된다 (03.20.2021)

RYUNSU SUNG
PRO

2023-02-01 · 15 MIN READ

미국 주택경기의 슈퍼싸이클을 예측하다

*2021-03-20 글


0. INTRO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는 대통령님과 여당의원님들의 말을 듣고 ‘벼락거지’가 되었다는 사람들을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접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집을 사고 말고는 대통령도, 국토부 장관도, 서울시 시장도, 복덩방 사장님도 아닌, 바로 당신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요즘 서울 아파트값, 특히나 전용면적 84제곱미터의 신축아파트의 경우 지역에 따라 기본적으로 15(노원; 맞다, 노원구가 15억이나 하는 세상이다)~30억원(반포) 사이에 형성되어 있으며 연이은 집값 폭등으로 인해 네이버 카페 부동산스터디, 유튜브 빌사남 등 부동산 관련 컨텐츠는 각광을 받고있다.


5년전만 해도 반포의 초고가 아파트인 래미안퍼스티지아파트의 전세가가 10억원이 조금 안되었고, 매매가는 14억원 정도에 형성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30억원대를 돌파한 지금에 와서는 자주 회자되지 않는 사실이기도 하다. 심지어 이 아파트는 분양당시 미분양까지 났었다.


자료: 서울경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는 서울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을 찍을적인 2008년말에 분양되기 시작해 그 당시 기준으로 상당한 고급화를 이루었지만 서울과 수도권에 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잠실에만 1만 8000 가구가 입주했다. 올해 입주 예상 물량은 약 3.6만호) 금융위기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주택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미분양이 났었고, 이후 2014년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저 위의 표에 보이는 것 처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5년간의 부동산 폭등기를 지나면서 매수세가 주춤하며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던 때에 동시에 공급이 증가하는, buyer’s market 으로 변해버린것이다.


자료: 서울경제


그러나 박원순 전 시장이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이 되고 뉴타운 정비사업을 대거 취소하면서 서울시내 아파트 공급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이로인해 25만 가구에 해당하는 아파트가 착공되지 못한것으로 서울시의회 보고서는 추산한다. 이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양도세 강화 등 집을 팔기 힘들게 만드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어떤일이 벌어졌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념에 관계없이 주거용 부동산 가격도 결국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는 점을 독자분들 모두 알고계실 필요가 있다.


1. 팬데믹에도 굳건한 월세수요

자료: U.S Census Bureau


주식시장에서 특정 주식의 가격을 계산할때 PER (Price to earnings ratio; 주가/이익) 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부동산은 P/FFO (Price/Funds from operations; 해당자산의 가격/현금흐름) 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결국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부분은 바로 해당 자산의 현금흐름, 달리 말하면 월세이다. 


2020년 COVID-19 로 인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월세 호가는 큰폭의 상승률을 보여서 중간값이 $1190 (약 130만원) 으로 치솟았다. 2008년 금융위기의 $700 수준 대비 70% 가량 오른 결과로, 그동안 미국의 월세 상승률은 꾸준했으며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위기에도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자료: U.S Census Bureau


2020년 4분기말 기준 공실률은 6.5%로 1년전의 6.4% 와 비슷하고 3년전 6.9% 보다는 다소 낮은편이다. 상당히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했고 특히 레스토랑이나 리테일 점원으로 일하는 소득분위의 타격이 컸을텐데도 불구하고 월세 시장이 상당한 안정성을 보여준것은 크게 두가지 요인으로 풀이된다:


1. 총 5000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책 (일회성 현금지원 + 실업급여 추가지급)

2. 임대료 미납시 강제퇴거 시행금지 조치 (2021년 3월말까지 연장)



그렇다면 강제퇴거 시행금지 조치가 끝나는 3월말 이후부터 공실률이 급격하게 위로 치솟을까? 그렇지 않을것이다. 3월 중순부터 이미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1400 (약 150만원) 짜리 일회성 수표가 지급되고 있고, 실업수당에 주당 $300 (약 33만원) 을 추가 지급하는 정책이 9월까지 작동될 것이다.


자료: St.Louis FED


팬데믹 이후 급격한 락다운 조치 및 선제적인 구조조정 사태로 14.8% 로 치솟았던 실업률은 저번달을 기준으로 벌써 6.2% 로 내려온 상태이다. 바이러스 이전이 역사적으로도 낮은 3.5% 수준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숫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유럽의 중국 프랑스는 코로나 이전에도 9% 대 였음을 기억해두자. 


2. 지속적인 소득상승, 받고 하나 더

자료: St. Louis FED


부동산의 가치는 본질적 가치는 현금흐름이 정하고, 주택의 현금흐름은 사람들이 지불하는 월세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소득의 일부분을 주거비용으로 (보통 25~33% 사이가 적당하다고 본다) 지출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소득 상승은 주택경기 호황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고 본다.


COVID-19 로 인한 락다운 조치, 대규모 구조조정등으로 인해 미국인들 소득이 크게 감소할거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20년 4월에 통과된 2500조원 규모 경기부양책, 12월에 통과된 1000조원 규모 2차 지원책이 통과되면서 미국인들의 1인당 소득은 오히려 상승했다.


물론 보조금을 지급해서 생기는 소득 상승은 일시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연준과 미국정부가 합심해서 경제가 안좋을 경우 지속적으로 경기부양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내비친걸 감안하면 미국의 경제상황과 위기로 인한 소득감소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저 그래프는 3월에 최종 통과된 2100조원 짜리 경기부양책은 반영되지도 않은 상태이다. 


거기에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는 미국의 연방 최저시급을 올해안에 현행 $7.5 에서 $15 로 올리기 위한 여정을 떠났고, 멈출 생각이 없어보인다.


자료: St. Louis FED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은행권 대출 규제는 안전한 사람들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고, 미국 집주인들은 주택을 매수할 때 예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현금을 지불하고 있다. 현재 주택가격이 1억원이라면 집주인들의 자기자본은 6500만원 정도로, 아주 건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시스템적 리스크는 발생할 확률이 낮다. 



3. 미국도 공급이 부족하다.

자료: U.S Census Bureau


따라서 미국 주택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길을 답습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필자는 그래프에 보이는 가격이 꺾이는 현상은 지극히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다시 상승추세를 이어나갈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부동산 거래 플랫폼 Zillow 는 미국 집값이 전년동기 대비 9.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2월 기준).


자료: St. Louis FED


빨간색은 주택 인허가 건수, 파란색은 실제 착공건수를 표현한 그래프이다. 인허가 건수는 시장에 물건이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만, 착공건수는 인허가 건수를 크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인부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인건비도 상승했음은 물론, 주택에 주로 사용되는 목재의 가격이 전년대비 188% 나 증가하는 등 신규 주택을 짓는데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다.


자료: The Wall Street Journal


주택시장 리서치 회사 Zonda 에 의하면 신규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의 재고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개발회사들은 신규주택 수요가 더 커진 상황에서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는 인건비, 원자재는 물론 점점 더 올라가는 땅값을 감당해야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땅, 인건비, 원자재 모두 주택의 원가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말자. 공급보다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신규주택이 공급되려면 소비자들이 올라간 가격을 지불할 수 있어야하고, 대다수의 지표가 조만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을것임을 가르키고 있다.



4. 미국 주택경기는 슈퍼싸이클에 진입했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동산 가치의 대전제는 구매자/임차인의 소득으로 결정되는데, 지난 10여년간 미국 집값 상승이 금융이나 IT 기업같이 고소득 일자리가 몰려있는 동부와 서부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앞으로는 미국 전반적인 소득상승이 예상된다.


자료: Zillow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이 5월부터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지시했고 미국은 백신의 공급이 상당히 원활한 상황이라 이런 원대한 계획은 현실이 될 확률이 높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미국의 주요도시의 (Boston, San Francisco, New York, San Jose, Washington DC) 월세는 다시 도시로 돌아오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가장 큰 반등을 이끌어낼 확률이 높다


또 San Francisco 의 저렴한 대체재로 언급되는 Austin, TX 는 점점 더 많은 IT 기업들이 몰리며 지난 수년간 이어진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Austin 지역의 단독주택 중간값은 48만 달러 정도로, 아직 San Francisco 의 ⅓ 수준이다.




5. 미국 주택에 투자하는 방법


대다수 구독자 분들이 한국에 있는 관계로 미국에 직접가서 집을 매수하는것은 어렵겠지만 (그럴만한 자금력이 되신다면, 축하드린다) 매수의 대체재로 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 부동산 신탁 투자회사) 를 매입할 수 있다.


1) Equity Residential (NYSE: EQR)

Equity Residential 은 미국 전역에서 두번째로 아파트를 많이 갖고 있는 부동산 신탁회사이다. 남가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뉴욕시, 보스턴, 시애틀, 덴버 등 다양한 지역에 포트폴리오가 분산되어 있으며 2019년말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폭락한 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신탁회사와 다르게 미국의 많은 부동산 신탁회사들은 자산을 능동적으로 관리하며 능동적으로 관리한다는 말은 신규 부동산 자산의 취득, 개발, 매각등을 경영진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저 가지고 있는 포트폴리오에 의존하는것이 아닌, 신규 개발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는것이 매력이다. Equity Residential 은 개발을 위주로 하는 리츠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규모의 (6000억원) 개발을 진행중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개발 프로젝트를 유연하게 조절하는것으로 보인다.



2) AvalonBay Communities (NYSE: AVB)


AvalonBay Communities 또한 Equity Residential 과 마찬가지로 아파트를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는 리츠이다. 그러나 Equity Residential 과 다르게 뉴잉글랜드 지역(북동부) 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되어 있다. 뉴잉글랜드 지역, 뉴욕시, 워싱턴 DC, 시애틀,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