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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8배 오른 나이트클럽 주식

RYUNSU SUNG
PRO

2023-02-01 · 8 MIN READ

규제산업, 다른기업에게는 독이지만 나이트클럽에게는 약이다.

*2021-05-18 글


이런 회사가 상장 회사라는게 아주 신기하지만, 미국의 나이트클럽 체인인 RCI Hospitality Holdings(RICK) 이 버젓이 나스닥 거래소에서 거래 되는것은 물론, 지난 1년간 무려 주가가 8배나 올랐다.


자료: RCI 웹사이트


회사는 1983년 'Rick's Cabaret' 라는 브랜드로 상의를 탈의한 아름다운 댄서와 고품질 레스토랑 서비스를 갖춘 '품격있는 신사들'의 클럽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1995년도 부터 단순한 나이트클럽이 아닌 미국 전역에 40개 브랜드의 나이트클럽을 갖춘 환대(hospitality)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밝히고 있다.


Bombshells Segment 라는 이름의 사업부문도 있는데, bombshell 은 '놀라다'는 뜻도 있지만, 은어로는 아주 매력적인 여성을 지칭할 때 쓰인다.



자료: Hooters


미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남성이거나 미국에서 오래 살아본 남성이라면(여자들은 아무래도 Hooters에 가는걸 꺼려한다) 예쁘고 몸매좋은 언니들이 탱크톱과 핫팬츠를 입고 서빙을 하는 Hooters 레스토랑에 대해 들어봤거나 가본 기억이 있을텐데, 이 회사의 Bombshell 사업부 또한 노출있는 복장의 여종업원이 서빙을 하는 컨셉의 레스토랑을 표방한다.


회사의 사업부문과 영업전략을 보다보면 타겟하는 고객층이 금방 이해가 되는데, 바로 '돈많은 백인 남성'이다. 전통적인 미국식 남성성이 강조되는 문화인 텍사스주가 주력 시장임을 보면 더욱 더 선명해진다.



회사의 회계연도는 9월 30일에 끝난다. 9월 30일에 회계연도가 끝난다면 2020년 회계연도는 2019년 10월 1일 부터 2020년 9월 30일까지 임을 뜻한다. Net income은 회사의 순이익을 뜻하는데, 2018 부터 2019 회계연도까지는 2000만 달러(현재 약 220억원) 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20 회계연도에 들어서는 60억원이 넘는 큰 적자를 냈다. 코로나바이러스 락다운으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2020년 10월 기점으로 주가는 폭발적으로 상승해 8배나 오르며 팬데믹 직전 고점인 $25의 세배를 넘어서는 주가를 자랑하고 있다. 작년 10월과 지금 사이에 도대체 어떤 변화가 발생한걸까?



순이익이 7배 넘게 상승했다. 팬데믹 이후 미국 정부가 제공한 PPP(Payroll Protection Plan, 종업원에게 급여 지원 프로그램) 대출이 530만 달러(약 60억원) 에 대한 자격요건(종업원 급여 지급에 사용) 충족으로 상환이 면제된게 영업외이익으로 계상 되었지만 그래도 지난 6개월간 순수 순이익은 1000만 달러, 약 110억원에 달했고 이는 평년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규제산업의 이점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바로 규제산업임을 꼽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규제산업이라 함은 기업 경영에 있어 부정적인데 나이트클럽의 경우에는 예외이다. 당신이 살고있는 동네에 새로운 나이트클럽이 들어선다고 생각해보자. 좋아할 주민이 있을까? 이런 클럽에 대한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시 에서는 동네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신규 나이트클럽을 허가할 가능성이 아주 낮다. 그 말을 반대로 해석하면 RCI Holdings 에게 경쟁은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이점은 다른 나이트클럽 인수에 있다. 나이트클럽은 현금흐름이 좋지만 규제사업이고 사모펀드등 외부투자자들이 투자하기 꺼려하기 때문에 매물로 나와도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주체는 많지 않다. 회사는 미국 전역에 500여개의 나이트클럽을 잠재적 인수합병 대상으로 보고있고, 지금까지 EBITDA(이자, 세금, 그리고 감가상각 이전의 순이익) 의 5배 정도에 다른 나이트클럽들을 인수한 전력이 있다. EBITDA의 5배면 이론적으로 요즘 세상에서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성장하는 Bombshell 레스토랑 사업부




Bombshell 레스토랑 체인은 섹시한 여군처럼 복장을 맞춘 여종업원들이 서빙하는것을 컨셉으로 한다. RCI의 주력 비즈니스인 나이트클럽 보다는 덜 선정적이지만, Hooters 처럼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섹시 컨셉을 적용해 해마다 고속성장을 하는중이고, 프랜차이즈 계약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7000만 달러(약 7700억원) 으로 COVID-19 이전의 순이익인 200만 달러(약 220억원) 의 약 35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주가에는 크게 두 가지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는것으로 보인다:


COVID-19 이후의 소비 폭발


COVID-19로 인해 미국 전역의 레스토랑, 상점, 호텔 등 서비스업의 타격은 상당했고 RCI 또한 재무제표에서 드러나듯이 큰 충격을 받았다. 현재 투자자들은 1년넘게 눌려있던 서비스업에 대한 지출이 백신보급에 따라 큰폭으로 증가할것을 기대하고 있고 많은 관련기업의 CEO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그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레스토랑 체인의 확장


앞서 언급한 Hooters 레스토랑의 경우 점점 인기를 잃어가는 반면 Bombshell 레스토랑은 더 많은 인기를 얻으며 Texas주 내에서의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처음으로 3개 레스토랑에 대한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뉴스와 유튜브에서는 성장주 vs. 가치주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올해 가치주가 성장주를 압도적으로 아웃퍼폼 한것은 가치주가 흔히 말하는 성장주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분야가 어떻든(기술주가 아니어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인정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예로 RCI Holdings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