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신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내려갔으며, 항만 정체도는 올라가는중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되고 있다.
*2021-10-09 글
지난 몇주간 미국 LA (로스엔젤리스)시의 항만이 물밀듯이 쏟아지는 컨테이너선으로 인해 엄청난 정체현상이 벌어진바가 있는데, 이번에는 주요 완제품 수출국인 중국 상하이 항만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몇달간 중국은 COVID-19가 재확산 되자 다시 락다운 조치를 취했었는데 밀려있던 생산과 수출절차가 해소되면서 다시 세계의 모든 컨테이너선들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eeSEA
덕분에 LA 항만의 정체현상은 앞으로 몇주간 일부 해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다. 중국으로 몰려드는 이 배들의 향방은 어디일까? 미국과 중국이 허구한날 정치적인 문제로 싸우지만 서로 최대의 무역 파트너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말인즉슨 이만큼 많은배들이 다시 미국으로 향할것이라는거다. 그렇다면 다음 싸이클의 항만 정체현상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채찍효과 (Whiplash)로도 부를 수 있는데, 다음 분기 중국은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갱신함과 동시에 공급망 문제는 시스템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컨테이너선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진 않지만, 이런 항만 정체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운임이 급등하자 해운사들은 편도선을 편성하기 시작했는데 ("extra-loader" 라고 부른다) 예를 들자면 상하이 항만에서 만선으로 출항한 배가 돌아올때는 텅텅빈채 돌아오는것이다. 해운사 입장에서는 아시아-미국 운임이 너무 급등해서 타 지역 (아시아-유럽, 아시아-아프리카) 배들을 돌려 편도선 스케쥴이라도 편성하는게 이득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이런배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전지구적인 정체현상은 더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지금 필자가 살고있는 미국은 거대 이커머스 웹사이트인 아마존에서부터 월마트 같은 대형소매점까지 물건부족 현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MARKETS
AWARE
몇주간 얘기 해오던 미국 부채상한선 협상에 소폭 진전이 생기자 (진전이라 하고 딜레이라고 한다) 화-수요일을 기점으로 추락하던 4대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협상 자체가 진전 되었다기 보다는 협상 기한 자체를 12월까지 미루었다. 얼마나 부러운가, 숙제/프로젝트를 기한안에 못 마칠것 같으니 셀프 연장하면 되는 삶이. 러셀 2000만이 유일하게 소폭 하락으로 마감 했고 은행/금융 서비스업 밀집도가 높은 다우존스산업지수가 가장 높은 (그래봤자 큰 차이는 아니지만) 상승률을 기록했다. 필자의 올 연말기준 예상 장기금리인 1.6~1.9% 사이에 처음으로 진입 했던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이번주 금요일에 1.6%보다 소폭 높은 상태로 마감했다.
이번주에 가장 중요했던 지표는 아무래도 비농업 신규고용자수 일 것인데, 아주 흥미로운 결과가 관찰되었다. 시장의 예상보다 아주 실망스러운 194,000명 증가 (예상: 500,000명)에 그쳤지만 실업률은 5.2%에서 4.8%로 수직하락 했다. 필자 (와 골드만삭스)가 연말 추정치로 내놓았던 4.9%를 벌써부터 하회하는 숫자이다. 참고로 4.9%라는 숫자는 그 당시 컨센서스에 비해 상당히 공격적인 수치였다. 그런데 신규고용이 예상치에 못 미쳤는데 왜 이런 숫자가 나오는것일까? 밑에서 자세히 설명 할테니 다시 확인해보자.
SECTORS
AWARE
LNG, 석탄가격 폭등이 석유로 옮겨붙어 에너지 섹터의 상승률이 5% 가량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아니, 태양광 + 풍력이 훨씬 더 발전단가가 저렴한데 왜 아직도 공해유발 물질인 석유하나 대체 못하고 쩔쩔매는것일까? 그건 태양광, 풍력으로 발전해봤자 전기를 저장해놓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전류는 흐르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상식을 잊진 말자.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수소로 전환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배터리 생산/ 향후 증설용량은 ESS (Energy Storage System)는 물론 전기차에 들어가기도 벅차다. WTI (서부텍사스 원유)는 2014년 이래 사상최초로 배럴당 $80을 기록했다. 유가는 계속 상승할까? 앞으로 LNG와 석탄가격 추이를 자세히 봐야한다. 그러나 공해를 유발한다거나 태양광 때문에 0달러로 내려간다는 이야기는 조심스레 무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무엇이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야 진실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이 산유국 입장이 된다고 생각해보자. 10년안에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들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그것들이 석유가격을 0달러로 내린다는 전망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굳이 돈들여 설비투자 해서 생산량을 늘리는 선택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남은 몇 안되는 기간동안 뽕을 뽑을것인가? 미국 쉐일가스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린다는 희망회로 또한 누군가가 돌리고 계시지만, 투자자들은 쉐일가스 업체들이 설비투자에 돈 쓰는걸 벌하는 상황인걸 잊지말자.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소폭 하락했는데, 금리 상승으로 (추정) 인해 페이스북 (NASDAQ: FB), 알파벳 (NASDAQ: GOOG) 등의 IT기업들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필수소비재/자유소비재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딛고 상승한것은 인플레이션이 소비자에게 전가가 가능하다는 믿음이 어느정도 반영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그렇게 보고 있다. 왜냐하면 체감물가가 엄청나게 빠르게 상승중이기 때문이다.
ISSUES
September jobs report: Economy adds back disappointing 194,000 jobs, unemployment falls to 4.8%- Yahoo Finance
비농업 고용자수 증가는 50만이 예상 되었지만 크게 못미치는 194,0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팬데믹 이후 최저인 4.8%, 필자의 연말 예상치였던 4.9%도 하회했다. 한달만에 실업률이 5.2%에서 4.8%로, 즉 기존대비 10% 가까이 하락하는것은 흔히 일어나는일이 아니다.
고용자수 증가가 미약한데도 실업률이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는것은 고용시장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고용시장이 너무나도 좋은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일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미국사회는 베이비부머의 은퇴시기에 진입한 상황인데 팬데믹으로 인한 주식시장 및 부동산 자산가치 급상승은 그들의 은퇴시점을 앞당겼을 가능성이 높다. 노동시장 참여율도 61.6%로 전달보다 0.1% 감소했다.
굉장히 활황인 고용시장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시간당 임금은 0.6% (M/M) 증가했다. 예상치는 0.4% 였다. 월간 상승률이 0.6%면 연간으로 따지면 얼마가 될까? 약 7.4%다.
Twitch Streamer Earnings Increase for Top Gamers, Data From Hack Shows- WSJ
트위치는 우리나라의 아프리카TV와 유사한 다국적 스트리밍 플랫폼인데 실수로 인해 크리에이터들에게 지급된 구독료 내역이 유출되고 말았다. WSJ가 유출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까지 약 1조원이 넘는 구독료 수입이 분배되었고 이의 절반은 상위 1% 크리에이터들에게 지급된것으로 분석되었다. 구독료 배분또한 전년대비 60% 높아졌고 이의 대부분은 게임 크리에이터들에게 돌아간것으로 보인다. 트위치 사용자 상당수가 남성, 게이머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한 빈부격차 확대 또한 여실히 보여주는 데이터 유출사건으로 생각된다.
작년에 트위치에서 가장 많은 구독료를 분배받은 사람은 500만 달러, 한화로 약 55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 받았다고 한다. 가장 많은 사람 치고는 생각보다 낮다고 여길수도 있는데, 기업 스폰서나 다른 플랫폼 수익은 고려되지 않은 금액임을 고려해보자.
Lack of Engineers Keeping Some Companies Out of the Cloud- WSJ
COVID-19로 인해 인터넷 사용률이 급증한것은 모두가 아는 내용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대부분은 클라우드로 이루어져 있다는것도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노동자 공급부족과 클라우드 사용량/도입률 급증으로 인해 어떤 회사들은 클라우드 도입이나 증설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파악되었다.
미국 회사들은 통상적으로 채용절차가 최소 4주에서 길게는 12주까지 이루어지는데, 클라우드 관련 엔지니어들은 하루는 물론 몇시간만에 채용 오퍼가 오는중이라고 한다. 올해 9월까지 클라우드 관련 구인공고는 전년대비 31% 증가했다. 백신 완전 접종률 상승과 치료제 개발 덕분에 리오프닝이 이루어지더라도 인터넷 인프라 관련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다.
Google Bans Monetization of Climate Change Denial Content- The Information
구글은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신문사, 그리고 광고주들의 수익화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가짜뉴스 필터링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지만, 지구를 사실상 장악하는 플랫폼에서 표현의 자유를 일부분 억압하고 신놀음하는게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어 보인다.
CONCLUSION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