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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인플레이션, 오징어게임의 성공 방정식, 중국과 인도는 석탄 포기못해

RYUNSU SUNG
PRO

2023-02-02 · 15 MIN READ

4차 산업혁명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올 것 이라는 사람들에게: '주거비'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물어보자

*2021-11-14 글


10월 인플레이션이 6.2% (Y/Y)로 발표되었다. 전월대비 0.9% 상승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0.5%)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다. 전월대비 0.9% 상승은 연율로 환산할 경우 11.3% 라는 무시무시한 숫자가 나온다. 미국 사람들의 지갑에도 인플레이션이 체감되기 시작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로 전환중이고, 백악관은 10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발표되자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내리겠다"라고 말하지만 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것처럼 구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잡을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략 비축유 방출외에는 별 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을 주도하고 있는 주범은 에너지이다. 가솔린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50%, 난방용 가스는 28% 상승했다. 석유가격의 상승은 ESG (환경, 사회, 거버넌스)와도 연관되어 있다. 석유시추는 생산과정 특성상 탄소배출이 많이 이루어지는데 미국내 셰일가스 기업들은 작년부터 신규 유전개발 보다는 기존 유전을 100% 활용한 후 나온 수익을 주주들에게 환원 하라는 압박을 받는중이다. 셰일가스는 전통적인 석유시추 보다 유전의 생산능력이 더 빨리 꺾이는데 설비투자가 현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내 석유 생산량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MARKETS



(AWARE)


인플레이션 수치가 발표된 날짜와 맞물려 4대지수는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동안 미국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는 인플레이션 수치 그 자체보다는 얼마나 더 길게 유지될지, 그리고 노동자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승 하는지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는 인플레이션을 넘어서는 수준의 임금 상승이 있었지만, 10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6.2%가 찍히면서 실질임금 (임금 상승률 - 인플레이션)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연봉 협상에서 5% 넘게 올려 받았어도 구매력 기준으로는 오히려 소득이 줄은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불구하고 1조달러 (약 1180조원)짜리 인프라 법안이 통과 되면서 경기회복이 지속될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은 상승세로 이번주를 마쳤다. 인프라 법안에는 도로, 항만, 공공교통, 수자원, 전력망 등 그동안 미국의 부족했던 물리적 인프라를 개선하는데에 많은 예산이 책정 되었으며, 전기차 충전소 또한 예산안에 포함되면서 미래에 늘어날 전기차의 충전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한다.


SECTORS


(AWARE)


자유소비재의 하락폭이 눈에 띈다. 3% 이상의 하락으로 다른 섹터에 비교해서 가장 큰 하락을 기록했다.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면서 팔 물건이 없다는 공포가 작용하는듯 하다. 미국인들의 현금보유량은 아직 COVID-19 이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인플레이션,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소매기업들은 재고 문제와 높아진 해운 운임, 또 트럭 운전자 부족 문제로 인해 물류비를 이전보다 최대 10배 가량 부담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가격 상승 및 이익 마진 축소로 대응중이나,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더 높은폭의 소비자가 상승을 피할 수 없게된다. 온라인 광고 또한 비용절감, 물건부족등의 이유로 줄이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들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가 지지부진 하는 이유또한 이와 일맥상통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유소비재에 속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하락세에 접어 들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직까지 소비자 수요는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가격 상승도 무리없이 받아 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소재 2% 중반대로 가장 높은폭으로 상승 했는데, 인프라 법안이 소재, 산업재 기업들이 생산하는 상품들의 수요를 이끌어 올릴 것이라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을것으로 예상한다. 대한민국의 화학기업들이 최근들어 주가가 하향세인것과 다르게, 미국의 화학 및 소재기업들의 주가는 보합 추세이다. 주가 추이가 갈리는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1) 주식시장 전반의 강세 2) 물류비가 많이 드는 화학제품 특성상 미국내 수요 확대시 직접적인 수혜 예상등을 추정 해본다.


ISSUES


Online Merchants Squeezed by Surging Freight Costs, Slower Demand- The Information


온라인 상점들이 늘어나는 물류비와 느려지기 시작하는 수요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흥미로운 인터뷰를 하나 발췌해보았다:

“In my career, I cannot remember a time like this, unless there was an embargo going on or a regional war,” said Jim Davis, chief customer officer for Los Angeles–based apparel seller Buck Mason. Davis has worked for several consumer goods sellers in the last 20 years, including Office Depot, Urban Outfitters and Deckers.
로스엔젤리스시 기반의 의류기업인 Buck Mason의 최고 소비자 책임자인 Jim Davis씨는 "제 커리어에서 이런적은 처음입니다, 전쟁이나 금수조치가 이루어졌었던 때를 제외하면요." Davis씨는 지난 20년간 Office Depot, Urban Outfitters 그리고 Deckers와 같은 소비재 기업에서 일해왔었다.


이런 골치아픈 물류대란 속에서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의류기업들도 있다고 하는데, 바로 중고의류를 전문으로 하는 유통사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스마트폰용 앱을 조금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변신시키고 일부 품목의 가격은 내리는 등 올라가는 물가로 인해 고통받는 소비자들에게 대체제를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을 올려나갈 전략을 가지고 있다.


India and China weaken pledge to phase out coal as COP26 ends- Financial Times


COP26 (2021년 UN 기후변화 컨퍼런스, 26번째 컨퍼런스 이다)에서 중국과 인도는 기존의 "탈 석탄"이라는 강한 어조를 사용하는 대신 "석탄 사용량 축소" (phase out 이라는 단어 대신 phase down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라는 애매한 합의를 도출해내는데 성공했다. 중국의 경우 무탄소 에너지로 대표되는 원자력 및 태양광 발전량이 이미 세계 1위 수준이지만 전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탓에 아직도 전력공급의 상당부분을 석탄으로 충당한다 (대한민국의 경우 박근혜 정권때도 석탄발전소의 숫자를 늘려왔으며, 문재인 정권은 우리나라에는 효율적이지 못한 태양광 발전량을 늘리는 중이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탈탄소 정책은 이미 산업기반이 성장할대로 성장한 선진국이나 밀어붙일 수 있는 계획이라며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빈곤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비용이 막대하게 드는 인프라 재건 프로젝트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 이다. 관련 문제에 있어 앞으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갈등은 점점 더 심해질것으로 보인다. 또 개도국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의 상당부분은 선진국 국민들이 필요한 재화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400만년의 추이를 보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전지구적 온도, 해수면 높이는 정비례하는 관계를 가져왔으며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그동안 기록했던 최고치인 320ppm을 돌파한 후 400ppm에 접어들었다. 현재 속도로는 2050년까지 2도 이상의 기온 상승이 관찰될 것으로 보이며 지구 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아직까지 대기온도 상승이 인간의 존속에 해롭다는 단정적인 증거는 발견된 바 없으나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지구온난화로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 현재 대기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상당부분은 인간의 활동으로 생겨난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Inflation is surging and people are hopping mad- NPR


백악관과 연방준비은행 (미국의 중앙은행)이 일시적으로 끝날것이라 전망했던 인플레이션은 이제 소수의 품목에서 전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급망 문제는 지속되는중이며 늘어난 생산단가의 영향이 다른 재화의 생산단가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는 중이다. 또 주택의 임차료도 오르기 시작했는데, 유가와 달리 임차료는 한번 상승하면 다시 하락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경향을 생각해보면 인플레이션은 정부나 중앙은행이 생각하는것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소 1년 정도는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높게 오르는 물가에 대해 사람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 미국의 대통령 Joe Biden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는중이고 여당인 민주당의 입지도 내년 중간선거에 앞서 줄어드는중이다.


Netflix's 'Squid Game': The Dubbing Strategy to Go Global- WSJ


"미국인들은 자막을 보거나 더빙을 보는걸 싫어해요" 라는 편견을 깨부순게 바로 Netflix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힘이다. Netflix는 '오징어게임'이 31개의 언어로 더빙 되었으며 더빙으로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영상 콘텐츠물이 고도화 되면서 사람들은 더빙에 있어서도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하기 시작했는데, Netflix에는 더빙에 총체적으로 관여하는 전담 부서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번역 (직역을 지양한다)부터 시작해서 원배우의 입모양과 최대한 유사한 더빙 성우의 목소리를 유도하는 등 다각도로 더빙을 접근하며 전반적인 퀄리티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성공했다. Netflix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성공 뒤에는 드라마 하나에 200억원 이상을 태울 수 있는 자본력도 중요했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외국 콘텐츠에 몰입하는데 무엇이 중요하며 어떻게 하면 외국어로 인한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전략이 있었던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OTT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임과 동시에 Netflix가 단순한 영화, 드라마 스트리밍 플랫폼 그 이상임을 알려주는 계기이기도 하다. '오징어게임' 제작사도 대단했지만, Netflix가 관여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