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준비은행의 달라진 태도로 인해 성장 소형주에 부정적인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이라는 꼬리표를 떼면서 조성된다.
*2021-12-05 글
10월 인플레이션이 6.2% (Y/Y)를 기록 하면서 연방준비은행의 수장인 Jerome Powell, 그리고 미국 재무부 장관인 Janet Yellen은 "이제 인플레이션에 '일시적'이라는 형용사를 때야할 때가 왔다"며 조금 더 매파적인 재정/금융정책을 시사했다. 실제로 연방준비은행은 내년 6월까지 마무리 하려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3월로 앞당기는것을 검토중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특히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 환경에서 가장 빛나는 성과를 보여주었던 소형 성장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용 부문에선 헷갈리는 지표들이 나왔는데 예상보다 적은폭의 20만명 수준의 신규고용이 창출 되었지만, 11월 실업률은 4.2%로 팬데믹 이전 (3.6%)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통상 경제학자들은 4.4%를 기준으로 완전고용을 구분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주로 참고하는 연방준비은행과 미국 재무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태도변화는 어느정도 예견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들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다" 프레임을 밀어붙였던건 높은 실업률로 인한 총수요 부족을 전제로 했는데 (공급 차질이 있으나 수요가 가격 상승에 맞추어 줄어들고, 수요가 줄어드니 다시 가격이 낮아지는 모습을 기대했던것), 미국정부가 5500조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현금살포 하면서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소비력은 유지 되었거나 오히려 상승했을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더 높아진 수요와 공급차질은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것은 굳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아야만 파악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난 10여년간의 디스인플레이션을 들먹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무시한 연준이 이제라도 현금살포로 인한 총수요 상승을 받아들였다는건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AWARE)
4대지수 중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지수는 러셀2000으로, 국제유가 하락 + 유동성 축소 전망에 타격을 입은 소형주들 위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이다. 나스닥은 -2.06%로 두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가치주 위주의 다우존스산업지수가 가장 낮은 하락폭인 -0.80%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주 시장의 특징을 꼽아보자면 실적 가이던스가 약한 기업들 위주로 큰 폭의 하락세가 나타났다.
(AWARE)
유틸리티 및 부동산(+0.02%) 섹터만 소폭의 상승을 기록했고, 나머지 섹터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기술 서비스 기업들이 많이 속해있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에서의 하락률이 -3.21%로 가장 높았다. 저번주에도 3%가 넘는 하락률로 하락세를 주도했던 섹터임을 기억해본다면 본격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의 약세가 시작되는것이 아닐지 곰곰이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2019년부터 더 높은 속도로 질주하던 기술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한계의 벽에 부딪히게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가치주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는데, 소재와 산업재 같은 섹터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자유소비재 또한 지난주에 이어 약세를 이어갔는데, Omicron 변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다시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 되면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돌아선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렇게 지수를 보거나 섹터별 등락폭을 보면, 최악의 경우에도 5%를 넘지않는 경우가 많아 별로 감흥이 없을 수 있다. 그래서 개별주식을 확인해보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Google)
전자서명 소프트웨어 (SaaS) 제공업체인 Docusign(DOCU)는 예상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추후 매출 성장률이 현재보다 줄어들것으로 전망하면서 하루만에 40% 가량 하락했다. 올 들어 소규모 SaaS (Software as Service)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들에 투자하는 논리는 "현재 금리가 낮기 때문에 미래의 가치가 반영되어야 하고, 미래의 가치가 가장 높은곳은 현재 성장률이 가장 높은 기업" 이었는데 올초에는 10년물 장기국채금리의 상승으로 이들 기업에게 타격을 주었고, 이제는 성장률이 꺾이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버블 붕괴의 조건이 완성되는중이라 할 수 있는데, 논리적으로만 따져보았을때 장기물 금리의 상승과 미래 성장률 예상치가 하락하는 시점이 가장 유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COVID-19 Omicron 변이와 테이퍼링으로 인해 장기물 금리가 다시 1.3%대로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저러한 상황은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미래 이익이 꺾이지 않고 있는 대표적인 섹터가 있다면 제조업이 있는데, 아직까지 물건에 대한 수요가 강력한 편이므로 제조업은 예상과는 다르게 이익 성장이 꺾이지 않고 있고, 더 높은 원가를 전가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소재, 산업재 매출/이익이 기술과는 다르게 꺾이지 않을것으로 보이고, 설비투자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ISSUES
Berkshire's Munger Says Now 'Even Crazier' Than Dotcom Bust- Bloomberg
워렌 버핏이 대주주로 있는 Berkshire Hathaway (BBRK)의 부회장 Charlie Munger는 지금의 자산시장이 닷컴버블 때 보다 더 고평가 되어 있다며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암호화폐가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했는데, 비트코인의 가격의 그의 발언이후 15% 가량 하락했다. 그는 예전부터 범죄조직들이 암호화폐를 사용해서 돈을 익명으로 전송받고 세탁하기 때문에 인류에게 해가 된다고 주장했었다.
PayPal says 'buy now, pay later' volumes surged 400% on Black Friday- Reuters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때 PayPal 결제액 중 '지금 구매, 나중에 결제' 액수가 400% 증가했다고 한다. 미국 신용카드는 할부라는 개념이 없이 대출 잔액에 대한 리볼빙을 신청할 수 있는 구조인데, BNPL 플랫폼은 우리나라 처럼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매할 때 지금 사고 여러번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PayPal은 2020년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 플랫폼 중 처음으로 암호화폐 지갑 기능을 선보이기도 한 결제전문 기업이다.
Retreat From Globalization Adds to Inflation Risk- WSJ
현재도 이미 심각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 위험에 기름을 붙는 리스크로 '탈 글로벌라이제이션', 즉 '탈세계화'가 지목되고 있다. 세계화는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르도의 상대적 우위, 즉 제조업을 잘하는 국가에 제조업을 몰아주고 (중국) 소프트웨어를 잘하는 국가에 소프트웨어를 맡기는 (미국)식으로 글로벌 경제의 효율성을 올리고, 그로인해 더 나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 현재까지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수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게 도와준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부터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자국우선주위를 외치며 관세율을 올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들의 자국내 생산을 유도하면서 세계화율은 떨어지고 있다.
(WSJ)
문제는 이런 탈세계화 현상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인재가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노동자라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두고 마케팅, 서비스 등 사무/영업인력을 미국에 두는게 합당하다. 이런 '효율성' 추구에 역행하는 자국내 생산기조가 지속되고 관세율이 높아진다면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이 입을것으로 예상된다.
Nuclear-Fusion Startup Lands $1.8 Billion as Investors Chase Star Power- WSJ
미국의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인 Commonwealth Fusion Systems는 미국의 주요 벤처캐피탈을 통해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Microsoft (MSFT)도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특히나 더 인상깊다. 핵융합 발전은 핵분열 발전 (현재의 원자력 발전)과는 다르게 원자를 쪼개는 대신 융합할 때 생기는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기술이며, 원자력 폐기물이 아예 나오지 않거나 극소량만 나온다는 큰 강점이 있다. 그러나 기술의 한계로 인해 여태까지 핵융합 발전을 위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 전례가 없었다. 앞으로 무탄소, 저탄소에 대한 중요성이 올라가면서 태양광이 아닌 대체 친환경 에너지 발전 스타트업과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주목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