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캔들의 유의미성
*2022-01-05 글
"지금이야! 데빌메이크라이! 바로 떨어져"
데빌메이크라이는 모 해외선물 방송인이 자주 언급하는 단어입니다.
이는 캔들의 형태 중 하나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형태가 나오면 추세가 반전된다고 알려져있으며 해당 방송인이 자주 언급하여 유명해진 단어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캔들형태가 유의미할까요? 유명한 사람이 사용하는 방법이니 한 번 따라는 해 볼까요?
유의미성을 따져보기 이전에, 캔들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Candle stick Chart
캔들 차트는 시세의 고가와 저가, 시가와 종가를 보여주는 유형으로, 일본의 쌀 시장 시세거래를 위해 처음 생겨났습니다.
마치 초(Candle)의 모양과 유사하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이 차트는 특정 시간(5분, 1시간, 하루, 일주일 etc.)이 지날 때마다 캔들이 하나씩 생겨납니다.
그런데 이 차트는 시세를 보기 편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 모양을 보고 거래를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캔들 형태 하나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위 형태는 Marubozu라고 불리우는 형태입니다. 일본어로 민머리를 뜻하며, 꼬리가 없어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사진 자료와 같이 음봉인 경우, Marubozu Black이라 불리우며, 한국에서는 "장대 음봉"이라고 불립니다.
통상적으로는 이러한 경우,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Maribozu Black이 두개나 생겼는데 시세는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왜일까요?
Maribozu Black이 나온 것은 맞지만 그 이후에 상승 반전을 암시하는 형태가 나와서인가요?
그렇다면 이전에 나온 두개의 Maribozu Black보다 이후에 나온 형태 하나가 더 유의미한 것인가요?
이러한 방법은 방향성이 다른 두가지의 형태가 연속적으로 교차되는 경우, 어떤 것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해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합니다.
그러나, 짧게 손절하면서 가장 최근에 나온 형태에 맞게 대응하면 된다는 반론이 예상됩니다.
그래서 캔들의 모양과 형태에 맞게 이름이 나온 자료를 준비하였습니다.
붉은색 라벨은 통상적으로 하방 우위를 나타내는 형태로 알려져 있으며, 푸른색 라벨은 통상적으로 상방 우위를 나타내는 형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언제 어떠한 형태가 나올 것을 알지 못하기에, 매번 거래를 하며 추세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불필요한 거래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손실 복리, 기억나시죠?
(참고: 자칭 차트 고수들에게 더 이상 속지 마세요: 그들이 도움이 안되는 이유)
그렇다면 Price Action에 대한 것도 기억 나시나요?
"매번 거래하지 않고 Price Action과 캔들의 모양을 같이 보면 되는 것 아니냐" 라는 주장에도 반박이 가능합니다.
애초에 Price Action이 불분명하고, Price Action과 캔들의 방향이 지지하는 방향성이 상이하면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본질적으로 캔들은 모멘텀의 일종입니다.
예시로, 윗꼬리가 긴데 음봉이라는 것은, 올라간 다음에 결국 종가까지 떨어졌었다는 것이고,
지금 당장 하락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더 하락할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것입니다.
본질부터가 현재와 미래가 동일할 것이라는 가정이 밑바탕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미래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겠죠?
그리고 기술분석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심리인데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렵기에 심리가 유효하고, 이에 따라 캔들도 유효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단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했을 때는 알파(α)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알파는 초과수익, 즉 특정 전략이 대상(시장etc.)을 초과한 성과를 의미합니다.
캔들이 심리적으로도 유효하지 못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모두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캔들이 가진 알파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가정 하에는 시장은 제로섬1이 아닙니다. 시장이 우상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거래만을 하는 트레이더에게는 제로섬으로 작용될 수 있습니다.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누군가 반드시 x라는 가격에 사고 누군가도 반드시 x라는 가격에 팔아야만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수익이 나는만큼 누군가는 손실을 입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에서는 다른 누군가에 대한 알파가 필요합니다. 나의 기대수익이 높아지는만큼 누군가의 기대수익이 낮아져야 하거든요.
이 때,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은 제로섬 안에서 앞으로도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제로섬 내에서 모두가 돈을 벌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제로 섬(zero-sum): 여러 사람이 서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모든 이득의 총 합이 항상 0인 상태
Backtest
애플(AAPL)을 상대로 Long-Only 전략을 사용, 운용금액은 100%으로, 1983년부터 2022년까지 약 40년치의 백테스팅을 해보았습니다.
Long-Only이기에 Bullish Candle인
Abandoned Baby, Dragonfly Doji, Bullish Engulfing, Hammer, Harami, Inverted Hammer, Kicking, Long Lower Shadow, Marubozu White, Morning Star, Three White Soldiers, TriStar
총 12가지의 형태를 조건으로 정하였으며, 매도조건은 2일 연속 하락하였을 때로 설정하였습니다.
캔들로 Long-Only 전략을 만들어 백테스팅한 결과,
최종 수익률은 104.4%, MDD는 80.12%
Sharpe Ratio와 Sortino Ratio는 각각 0.034, 0.053
이 나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과부터가 상당히 좋지 않은 결과이며, 수익 추이가 유지되지 않는 모습으로 미루어 보아 캔들의 유의미성은 입증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해외에 비해서 한국에는 캔들 형태의 종류를 자세히 접할 기회가 많지 않기에, 이를 참고해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적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가 적어도, 잘못 해석될 수 있는 정보를 수용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낮추고자 합니다.
AWARE 구독자 여러분, 2022년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