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텍의 세계로 여러분을 모십니다
*2022-06-03 글
(Concert Pharmaceuticals)
매사추세츠 기반 소규모 바이오텍 (Bio-Tech) 기업인 Concert Pharmaceuticals (CNCE)가 Alopecia Areata (원형 탈모)에 대해 개발중인 물질 CTP-543의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발표이전 대비 주가가 약 2배 가량 뛰었습니다.
참고로 미국 Bio-Tech 대부분은 매사추세츠, 더 정확히 말하면 보스턴에 몰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 그럴까요? Harvard, Tufts, Boston University 등 동부의 명문 의학대학원이 몰려 있기도 하고, 연매출 10조원, 직원수 75,000명이 넘는 Mass General Hospital Brigham (한 곳이 아니라, 병원 네트워크 입니다) 이 Harvard의 첫번째 대학병원일 정도로 탑티어 의대생들이 보스턴에 모여들기 때문이죠. 이런 기가막힌 인재들이 몰려드는데 보스턴이 Bio-Tech의 성지가 아닐수가 없고, 결국 한국 VC들은 보스턴에 사무소까지 차려두고 이들을 호시탐탐 노립니다.
잡설을 여기까지 하고, 탈모 치료제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주가가 2배 ‘밖에’ 뛰지 않았냐는 말이 나올 법 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원형 탈모가 일시적인 자가 면역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성인 중 2%가 살면서 한번쯤은 원형 탈모를 겪을 만큼 상당히 대중화된 질환이라 할 수 있지만 탈모를 겪은 자리에 언젠가는 머리가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유전적인 탈모와는 결이 다릅니다. 그말인즉슨, 세계인 모두의 염원인 유전성 탈모 치료제 (머리가 자라나게 하는 기전)는 아직까지 현실이 되려면 멀었습니다.
(Business Wire)
더군다나 이 회사는 5월 31일날 장마감 이후 주주들이 뒷목을 잡을 만한 결정을 내리는데요, 바로 1000만주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 입니다. 기존 상장된 주식수가 3600만 주 정도라는 걸 감안할 때 좋은 임상 결과가 나오고 바로 직후에 정확히 설명되지 않은 이유로 상장주식 수의 대략 28%에 해당하는 물량을 신주 상장하는 것은 그리 주주 친화적인 행위로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투자자들은 장외시장에서 19% 하락을 이끌어냈습니다만, 28%가 곧 희석되게 생겼는걸 감안하면 그렇게 까지 나쁘지 않은 성적이죠. 그만큼 기대가 높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건, 자가 면역 질환에 대한 치료제는 맞으니까요. 수요도 높을 것이고요.
문제는 이런 기업들이 (어웨어가 아니면)한국 와서 이렇게 소개된다는 것 이지요: “콘서트 파마수티클스, 탈모 치료제 3상 통과… 탈모인들 설움 해소되나..” 그러면 서학개미라 불리우는 한국 투자자들은 떼지어 해당 기업을 매수 합니다. 물론 이게 다 시장의 원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너무 늦게 들어가면 물리는 것은 나라는걸 명심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투자는 돈 벌려고 하는 것이지, 잃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투자 과정 그 자체를 즐기시는 분이라고요? 네, 중독되셨습니다.
(CRSP)
CRISPR (CRSP)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스위스 아메리칸 Bio-Tech 기업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약-바이오를 한가지로 퉁 치는 경향이 강하지만, 외국에서는 Big Pharma 제약회사와 Bio-Tech 바이오 기업들을 철저히 분리합니다. Big Pharma는 이미 개발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는 기업들이지만, 언젠가는 약에 대한 특허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신약 개발도 당연히 같이 진행합니다.
반면 Bio-Tech은 이미 개발된 약은 없고, 주로 일부 입증된 기술로 투자를 받고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라 보시면 됩니다. 투자를 많이 받아도 인건비 높은 인재들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캐시플로가 당연히 좋지 않고, 그래서 끊임없이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바이오 벤처캐피털에서 받지만, 이미 어느정도 기술이 검증 받은 경우에는 Big Pharma와 파트너십을 맺습니다.
왜 Big Pharma가 스타트업과 다름없는 Bio-Tech과 파트너십을 맺냐구요? 세간의 생각과는 다르게, Big Pharma에서 일하는 R&D 전문인력들은 신약개발에 Bio-Tech과 같은 수준의 노력을 신약개발에 쏟아붓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실력에 자신 있는 박사, 석사급 인력들은 Bio-Tech에 입사해서 부여받는 주식의 상승여력을 높게 평가하지, 연봉 조금 더 받는걸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Big Pharma에 가서 일하지 않습니다. 결국 Big Pharma 입장에서는 유망해 보이는 Bio-Tech 기업들에 접근해서 투자금을 쥐어주는 대신 지분을 얻거나 신약을 공동개발 하는 등 여러가지 ‘잠재기회’들을 만들어 냅니다. 실제로 허가되는 신약의 대부분은 Big Pharma와 Bio Tech이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 하였거나 Big Pharma가 Bio Tech 기업을 합병하는 식으로 출시 되었습니다. 물론, 완전히 합병해서 출시하는 경우도 보통은 파트너십으로 시작되었다가 Big Pharma가 너무나도 큰 매력을 느껴 합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