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택시장에 관련한 오해, 말끔히 풀어 드립니다.
*2022-07-10 글
최근 들어 미국 부동산 폭락론, 심지어는 제2의 서브 프라임 사태까지 거론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한 주장의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다:
- 1. 지난 2년간 (너무) 많이 올랐다.
- 2.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
- 3. 부동산 공급이 많아지고 있다.
세가지 근거가 폭락론을 뒷받침 하기에는 모두 부족하지만 (효과가 누적된다고 감안하더라도) 그래도 독자들이 걱정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하나씩 왜 폭락에 대한 근거가 되기에 부족한지 설명하기로 했다.
1. 지난 2년간 (너무) 많이 올랐다.
이 근거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말이 많지 않다. 인사팀에서 당신의 연봉은 너무 많이 올랐으니 앞으로 내려갈 것이라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생각은 무슨 생각인가? 빨리 그런 이상한 회사 버리고 이직해야지.
마찬가지다. 너무 많이 올랐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고 자산 가격은 결국엔 원점으로 돌아가는 오뚜기가 아니다.
장기 평균을 낼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높은 가격이 유지되면 장기 평균 또한 같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너무 많이 올라서 다시 꼬꾸라질수도 있고 너무 많이 올랐지만 더더욱 너무 많이 오를수도 있는게 부동산 가격인걸 우린 지난 5년간 경험하지 않았었나?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의 ‘결정’들이 쌓여 마련된다는걸 잊지말자. 결과가 될 수는 있지만 원인이 되지는 못한다.
2.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
합당한 의견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자산가격에 대한 미래 가격 할인율이 높아진다.
미래 가격 할인율이 높아진다는것은 장기적인 가치 보다는 당장의 가치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는걸 뜻한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부동산이 폭락한다는 얘기는 지나치게 단편적인 생각이다.
부동산 가격 폭락은 주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차주 (돈을 빌린 사람)가 못 버티고 물건을 ‘던질 때’ 시작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 요건은 전례없는 수준으로 깐깐해졌다. 까다로운 연소득, 가처분소득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대출 받는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우량 차주가 많아졌다.
갑작스레 대규모 공황이 와서 탄탄한 소득을 가진 사람들이 수십, 수백만 단위로 직장을 잃지 않는 이상 한꺼번에 한계가 온 차주들이 나올수가 없는 환경이 현 시점에서의 미국의 금융환경이다.
한마디로 말해, 거의 불가능하다. 아래 Mortgage Delinquency Rate (모기지 주택담보대출 부도율)을 보면 다시 한번 뒷받침된다.
또 하나 눈여겨 볼 지표는 렌트비다. 부동산 자산의 펀더멘탈 (fundamental)은 해당 자산으로 부터 획득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라 볼 수 있다.
기록적인 집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렌트비 또한 기록적으로 올랐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매가와 렌트비가 동시에 오르는 것은 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것을 의미한다.
미국 전지역에서 공실률이 떨어지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때 흔히 일어나는 현상은 공실률 감소이다.
3. 부동산 공급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 드디어 부동산 공급이 많아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공급은 수요 증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고, 12년 동안 공급부족이 누적되었다.
결과는 이 그래프에 보이는 것 처럼 지속적인 주택재고의 감소이다. 총 공급량이 계속 부족하니 주택시장에서의 재고 또한 감소한 것이다.
2022년 1월 역대 최저점을 갱신하고 드디어(?) 팬데믹 이전의 ½ 수준을 회복했는데, 이게 과연 과잉공급이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곰곰이 잘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이 글로 인해 미국 부동산 폭락설에 대한 오해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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