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세션에 대한 위험이 낮다고 하는 것이 진짜 낮은 것이 아닌 이유
*2022-08-31 글
"리세션에 대한 걱정은 나중에, 원자재를 사라"
골드만삭스가 원자재를 사라고 하는 주장의 핵심은 유럽 이외 국가의 리세션 위험이 낮다는 것입니다.
참고: Goldman Says Buy Commodities, ‘Worry About Recession Later’ - Bloomberg
“Our economists view the risk of a recession outside Europe in the next 12 months as relatively low,”
"우리 경제학자들이 봤을 때 향후 12개월 간 유럽 이외 국가에서의 리세션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골드만삭스는 수요가 공급보다 높은 경제 순환 주기 후반부인 지금 원자재는 보유하고 있기에 가장 좋은 자산이라고 합니다.
리세션이 발생하면 원자재의 가격은 하락하지만, 리세션 위험도 낮고 당장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으니 사라는 뜻입니다.
당장 틀린 말은 아니지만, 리세션 위험이 정말 낮은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유럽의 리세션 우려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러시아입니다.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 원자재에 의존을 많이 하는 국가들이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참고: Europe's economy surprisingly grew last quarter, easing recession fears (for now)
리세션의 핵심이 에너지 뿐이라고 생각하면 유럽 이외에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을 크게 하는 국가는 눈에 띄지 않기에,
골드만삭스의 주장처럼 다른 국가들의 리세션 위험은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유럽에 리세션이 오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유럽 이외 국가에서의 리세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괜찮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럽과 유럽 이외 국가들은 생각보다 긴밀히 연결되어있습니다.
위 자료는 미국과 각국의 수출입 규모입니다.
"멕시코, 캐나다, 중국만 눈에 띄는데요?"
캐나다가 문제입니다.
캐나다가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미국 주(state)는 50개 중 35개로
미국에게 캐나다는 영향력이 큰 존재입니다.
그리고 캐나다와 유럽이 서로 중요한 관계입니다.
2020년 기준 유럽연합과 캐나다 간 교역 총액은 533억 유로로,
캐나다에게 있어 유럽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입니다.
독일이 캐나다에 LNG공급을 요청한 것도 어느 정도 뒷배경이 있는 상태에서 요청한 것입니다.
물론 캐나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확답을 하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참고: '올겨울 어쩌나' 독일, 캐나다에 가스 'SOS'…트뤼도는 난색(종합)
정리하자면 미국에겐 캐나다가, 캐나다에겐 유럽이 중요합니다.
'유럽에게 리세션이 발생한다 한들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속 편한 생각이라는 뜻입니다.
미국도 마냥 안전하진 않아
미국 산업생산량, FRED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리세션에 대한 글에서도 일관성 있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참고: How Close Is the US to Recession?
리세션에 있어 중요한 경제지표는 노동시장, 소비자 소득 및 지출, 산업생산량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취업인구, 정부이전지출을 제외한 개인소득, 산업생산량이 전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리세션이 아니라고 합니다.
소비자 지출도 1% 증가했으며, 주택투자와 기업투자는 감소했지만
주택투자의 감소는 긴축적 통화정책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마냥 긍정적인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That’s not to say that we’re in the clear — solving the inflation problem without a recession is still going to be challenging — but I don’t think we’ve fallen into a recession yet."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무사한 것은 아니며,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리세션이 아닐 뿐이랍니다.
리세션에 중요한 노동시장, 소득 및 지출, 산업생산량 중
산업생산량은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크게 늘어나지도, 연속으로 늘어나지도 않은 무난한 모습입니다.
노동 시장을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2022년 7월 일자리가 가장 많이 창출 된 부문은 레져 호스피탈리티와 비즈니스 서비스, 헬스케어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2020년 4월 당시의 일자리 현황입니다.
레저 및 호스피탈리티, 헬스케어, 비즈니스 서비스 등
7월에 크게 증가한 부문들이 당시에 크게 줄었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에 의해 줄어들었던 일자리가 늘어난 것 뿐입니다.
취업인구의 숫자만 늘어나는 것보다
잃었던 일자리를 되찾음으로 인해 금리가 오르고 있는 지금을 버틸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 tradingeconomics
분명한 것은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는 4월을 기점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증가세가 가파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기업 투자가 감소했다는 점은 고용시장을 무조건 좋게 볼 수 만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득의 증가는 일자리가 늘어남에 따라 당연히 증가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지출은 신용 사용 때문에 증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당장은 작은 소득이나 지출로 판단하기보다 신용을 줄이고 금리 인상을 버틸 자금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경제/시황] "세계경제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트윗이 시사하는 점
정리
미국과 유럽은 캐나다를 중앙에 놓았을 뿐, 상호 간 경제적 영향력이 분명 존재합니다.
미국은 유럽보다 상황이 나을 뿐, 인플레이션 문제 만으로 버거운 상태입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중에(=금리 인상으로) 유럽에 리세션이 발생하면 미국은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우리는 아직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골드만삭스의 '아직'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는 괜찮다가 아닙니다.
글의 맨 처음 소개해드린 주장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12개월 간 유럽 이외 국가에서의 리세션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유럽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괜찮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동시에 앞으로 유럽은 다른 나라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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