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아닐 수도 있다
*2022-09-06 글
우리나라는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크게 발생하면 경제적인 타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국가인데 달러/원 환율이 1370원대를 오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로 충격적인 환율입니다.
추세만 놓고 보면 당장 1400원 이상으로 갈 것만 같고,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한 환율은 절대 낮아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환율을 보고 있자니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진짜로, 어디까지 올라가지?'
그래서 이번에는 환율결정모형들을 소개해드리며 어떠한 항목이 실제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니면 신경을 쓸 필요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환율에는 매번 정말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다양한 결정모형들의 존재가 이를 증명합니다.
먼저 국제거래가 주로 경상거래로 이루어지던 시절에는 케인즈 이론이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케인즈 이론에서 설명하는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경상수지 악화입니다.
경상수지가 악화되면 외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한다는 개념입니다.
국내 인플레이션 증가, 수입에 대한 수요 증가, 명목 이자율 하락 등이 경상수지 악화의 요인입니다.
그런데 국제거래에서 자본거래가 많다면 먼델 플레밍 모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먼델 플레밍 모델에서 설명하는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국제수지 적자입니다.
국제수지가 적자라면 외환이 부족해져 환율이 상승한다는 개념입니다.
상품 수입 및 국제 서비스의 수요, 해외에 대한 투자 등이 국제수지 적자의 요인입니다.
경상수지(GDP대비비율), KOICA
케인즈 이론, 먼델 플레밍 모델 중 무엇으로 환율을 봐야 할까요?
GDP에서 경상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4.6%에 해당합니다.
대외채무(GDP대비비율), 통계청
그리고 GDP에서 대외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3.5%, 2021년 34.9%입니다.
이 수치를 보면 자본거래가 많다는 뜻이니 먼델 플레밍 모델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먼델 플레밍도 허점은 있었습니다.
외환에 대한 수요공급이 국제 수지에 전부 반영된다는 가정 때문입니다.
오늘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본의 이동은 정말 쉬워졌습니다.
미국 주식을 사는 것도, 코인을 사는 것도, 방구석에서 가능한 세상입니다.
환율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투자로 인한 수요공급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국제 수지만이 외환의 수요공급을 결정짓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외환에 대한 수요공급의 주 원인은 투자자' 라고 주장하는 이론들이 나오게 되었고,우리는 이 이론들을 자산시장 접근법이라고 칭합니다.
구매력평가(PPP), 국제피셔효과(IFE)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먼저 구매력평가의 핵심은 일물일가의 법칙입니다.
일물일가의 법칙은 동일한 한 물건은 하나의 가격으로 거래된다는 개념입니다.
빅맥이 한국에서 1,000원이고 미국에서 1달러라면
환율은 1,000원 = 1달러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에서 빅맥을 더 저렴하게 팔면 투자자들은 저렴한 빅맥을 사기 위해 모이기 때문에, 환율이 물건의 가격에 맞게 유지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빅맥을 옮기려면 비행기 값이나 시간적 비용들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고려를 해야할까요?
확실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환은 거래비용이 적기 때문에 일물일가의 법칙이 유효하다는 것이 해당 이론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구매력평가는 단기적인 한계를 보였습니다.
구매력평가로 환율을 예측하려면 최소 수십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수출입이 어려운 비교역재(=부동산, 요식업, 교육 etc.)에 대해 일물일가의 법칙이 적용이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인 한계를 보이면 안됩니다.
'진짜로, 어디까지 올라가지?'
우리는 단기적인 방향성을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구매력평가와 달리 국제피셔효과는 단기자본이동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국가 간 명목금리의 차이에 따라 외환이동이 발생하고, 환율이 결정된다는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제피셔효과도 명목금리와 실제 물가상승률 차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한계를 보였습니다.
환율을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거시경제요인들을 모델에 포함시켜 예측하는 것보다, 단순한 무작위 난수 생성이 더 예측을 잘하기 때문입니다.
중앙값 절대 편차(Median Absolute Deviation, MAD)와 평균제곱예측오차(Mean Squared Prediction Error, MSPE) 기준으로 난수 모형이 더 나은 결과 값을 보임
해당 논문에서는 인플레이션, M1 통화 증가 차이, 금리 상승 폭 차이 등 거시적인 값들을 예측에 사용했을 때보다
현물 및 선물 환율 만을 사용했을 때 예측이 유의미하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환율의 단기적 행보는 선물환율을 통한 기대감이 반영됨을 시사합니다.
USD/KRW 현물과 9,10월물, TradingView
현재 선물환율은 9월 2일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현물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논문대로라면 선물 환율이 꺾이기 전까지는 환율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선물 환율이 꺾이기 위한 조건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핵심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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