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을 위한 아파트 투자 길라잡이
1편에서 25억원에 잠실 엘스 아파트를 산 김서울씨의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집값은 매수 당시 대비 5억원이 떨어진 상태이며 김씨의 가처분소득 대비 납부하는 이자액은 월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50%로 높아진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주택담보대출 대부분은 원리금 균등 상환 형태로 이루어짐을 감안하면 실제 차주들이 (대출을 받은이들)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서울씨의 가장 큰 궁금증은 향후 수년내 금리의 방향성이다.
현재 상황이 계속해서 지속된다면 가처분 800만원의 50%를 차지하는 월 400만원의 이자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집을 팔고 집값에 선행해서 저렴해진 전세에 들어가 사는게 주거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후 금리가 낮아져서 이자비용은 낮아지고 집값이 반등한다면 낮아진 현재 호가에 집을 파는것은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는 결정이다.
여기서 고려해봐야 할 점은 김서울씨의 순자산 (15억원)과 가처분소득 (월 800만원)은 서울에 사는 대기업 직장인들의 상위 평균치를 적용한 것이지, 잠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호가가 18억원에서 22억원까지 분포하고 있는 잠실동 엘리트레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아파트에 '신규' 진입하는 가구의 가처분 소득은 월 1500만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꼭 강남, 잠실이 아니라도 대기업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서울 주요 핵심지 (마포, 용산, 성동 등)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들의 가처분 소득은 상당히 높은것으로 (월 1,000만원 이상) 추정된다.
김서울씨는 가처분 소득대비 높은 이자비용으로 인해 생활에 큰 지장을 겪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자기가 산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팔 이유가 없다 (갈아타거나 이사를 목적으로 두고있지 않다면).
그렇기 때문에 단시간내에 조달금리가 두배이상 올라갔음 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30% 이내로 조정되는 '하방경직성'이 생기는것이다.
이쯤에서 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dot plot (점도표)을 보면 연준 위원들은 2023년 기준금리의 중간점을 5.25%, 2024년에 4.25%, 2025년에 3.25%로 2023년에 고점을 찍고 하향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해 말을 바꾼적이 한두번이 아니기에 dot plot을 곧이곧대로 믿을수는 없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sticky 하다"는 연준 위원들조차 연율 6%가 넘어가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것이다.
실제로 1월 0.5%의 CPI (Consumer Price Index) MoM 상승률을 포함해도 지난 7개월간 CPI 상승률은 총 1.6% 상승에 그쳤다.
다들 1월 데이터를 두고 연율 6%대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지속될것이라 설레발을 치고 있는데, 2022년 상반기와 하반기를 비교해보면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하향추세로 돌아선것을 알 수 있다.
해당 7개월간 MoM 인플레이션 평균을 구해보면 0.23%가 나오고, 연율로는 2.8% 상승이라는 결과값이 나온다. 즉, 1월의 상승률이 평균값을 두배 이상 상회하는 아웃라이어 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또다른 근거는 대출 수요에 있다.
먼저 업종 규모를 막론하고 1월 들어 C&I (Commercial & Industrial: 상업용 & 산업용) 대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CRE: Commercial Real Estate)의 경우 대출 수요 감소세가 2008년도 금융위기때와 맞먹을 정도이다.
대출 수요가 이렇게 급격하게 감소했을 때는 필연적으로 경제위기가 같이 따라왔는데, 금리인상 효과가 아직까지 경제 전반으로 도달하지 못했을 뿐이지 가장 먼저 반응하는 '대출'의 영역에서는 이미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