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번의 실질적 감산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유가를 하향 안정화 시켰음
블룸버그 통신에서:
OPEC+의 깜짝 감산은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기꾼들을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2020년 사우디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가 "거래소에 있는 사람들이 최대한 불안해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이 시장에서 도박을 하는 사람은 지옥처럼 아프게 될 것"이라고 다짐했던 전술로 돌아간 것입니다.
공매도에 대한 새로운 공격은 성공적이었습니다. 트레이더들은 잘못된 판단을 내렸고 석유 선물은 8%까지 급등하여 주식에서 채권까지 자산 가격이 재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OPEC+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베팅을 촉발하면서 소비자와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OPEC과 그 동맹국들은 금융 위기가 경제를 위협하면서 3월 20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근처로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석유 공급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우디는 석유 공매도자들이 OPEC +가 여전히 그들에게 가할 수있는 고통을 상기시켜야한다는 것을 반영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사우디를 중심으로 석유 공매도 트레이더들을 타겟으로 100만 배럴 감산을 주도한 것인데요, 깜짝 뉴스로 터뜨리기 위해서 감산사실을 발표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고 합니다.
그럼 골드만삭스 (GS) 애널리스트가 말한것처럼 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 (WTI 기준)으로 오를 수 있을까요?
먼저 올해 일어났던 다른 자발적/비자발적 석유 감산 뉴스들에 대해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3월 이라크에서 40만 배럴/일의 비자발적 감산이 국경간 갈등으로 인해 벌어졌는데요, 당시 유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은행들의 파산으로 인한 금융/경제위기 우려가 번지면서 유가는 하락했습니다.
2월에도 러시아는 자발적으로 50만 배럴/일의 감산을 결정했습니다. 러시아산 석유를 특정 가격보다 더 높게 사는것을 금지하는 재제에 대한 반발성 조치였습니다.
즉, 이미 전세계 원유시장에서 90만 배럴/일의 용량이 일시적으로 사라진 상태였다는 말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100 근처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EIA (미국 에너지부)는 매 분기별로 에너지, 특히 화석연료 사용량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는데 올해 액체 연료 증가량은 일 150만 배럴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기여하는데, 당연히 코로나 조치 완화로 인한 리오프닝이 고려된 예상치 입니다.
그런데 올해 수요가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현재 주요 미국 기업들과 가계들은 설비투자나 내구재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고, 이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 입장에서는 낮아지는 공장 가동률을 의미합니다.
Enerdata에 의하면 중국 전기 생산량의 57%가 산업 (industry)에 사용된다고 하니, 산업이 에너지 소비 비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의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3월 제조업 PMI는 50.0으로 2월의 51.6 대비 둔화되었습니다. 이는 중국 리오프닝이 예상만큼 화석연료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연초 시나리오대로라면 1분기에는 수요 (회색선)가 공급 (파란선)에 소폭 못미치는 모습으로 시작해서 연말에 다가가면서 둘 다 연초대비 소폭 증가한 채 평형상태를 이루는것을 끝나야 하지만, 이미 몇번의 실질적 감산조치, 의도적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배럴당 $85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EIA는 위의 그래프를 기반으로 했을때 2023년에 유가가 배럴당 $82.95 (브렌트유 기준)에서 거래될 것이라 예측했는데, 이보다 소폭 높지만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현재 원유 가격이 (이미 한번 급등한 가격이지만) 시사하는바는 올해 석유 수요가 EIA나 여러 전문가들이 기존에 예측한 것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